“그는 화가였고, 과학자였으며, 동시에 건축가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하면 우리는 보통 ‘모나리자’, ‘최후의 만찬’, 혹은 비행기와 헬리콥터 같은 발명 스케치를 먼저 떠올립니다. 하지만 다빈치는 건축에도 깊은 애정을 가지고 연구했던 천재 예술가였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잘 몰랐던 다빈치의 건축적 천재성과 그가 남긴 설계도, 도시계획, 구조 개념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왜 다빈치는 건축에 관심을 가졌을까?
르네상스 시대는 미술, 과학, 철학, 수학, 건축이 하나로 연결된 시기였습니다.
다빈치는 이 시대를 대표하는 **‘만능인(Universal Man)’**으로, 모든 학문에 호기심을 가졌습니다.
- 건축은 미술과 수학의 교차점이었기에 그에겐 매우 매력적인 분야였습니다.
- 고대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의 영향을 받아 인체 비례와 건축 비례의 관계를 연구했습니다.
- 실제로 그는 미켈란젤로, 브라만테 등 건축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도시설계에도 참여했습니다.
다빈치의 이상적인 도시 계획 – 미래를 내다본 구조적 사고
다빈치는 당시 유럽의 도시들이 전염병과 오물로 가득한 비위생적 공간이라는 점에 문제의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그는 혁신적인 ‘이층 도시’ 개념을 제안합니다.
다빈치의 도시계획 주요 아이디어
- 2층 도시 구조
- 위층: 사람과 주요 동선 (산책로, 상점, 주거)
- 아래층: 말, 마차, 배수, 쓰레기 처리 등 비위생 요소 분리
→ 오늘날 고가도로, 지하철 개념의 선구자
- 원형 구조의 거리 설계
- 방사형 거리 배치로 효율적 동선 확보
- 중심에는 광장과 공공시설 배치
- 자연과의 조화
- 강, 수로, 공원 등 자연 요소를 도시 안에 포함시킴
- 빗물 순환 구조까지 고민
이러한 계획은 5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유효한 도시 설계 원칙입니다.
그의 도시는 단지 ‘예쁜 도시’가 아니라 기능성과 위생, 인간 중심성을 함께 담고 있었습니다.
다빈치의 건축 스케치 – 기하학과 구조의 실험장
다빈치가 남긴 수많은 스케치 중 상당수는 건축적 구조, 기하학적 연구에 관한 것입니다.
그는 건축물의 지붕, 기둥, 돔, 계단, 다리 등 거의 모든 요소를 수학적으로 분석하고 재해석했습니다.
대표적 건축 관련 스케치
- 중앙집중형 교회 설계도
- 팔각형, 원형, 정사각형 구조를 결합해 이상적인 신의 공간 구상
- 헬리컬 계단
- 나선형 계단 구조로 공간의 흐름을 정리
- 모듈화된 건축 단위
- 유닛별 반복 구조를 통해 대규모 구조물 구성
이런 스케치는 훗날 르 코르뷔지에, 자하 하디드 같은 현대 건축가에게도 큰 영향을 줬습니다.
다빈치와 밀라노 대성당 – 실제 건축 참여 사례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밀라노 공국의 루도비코 스포르차 후원을 받으며 다양한 건축 프로젝트에 관여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밀라노 대성당의 돔 설계 자문입니다.
- 당시 밀라노 대성당은 돔 구조의 기술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 다빈치는 다양한 하중 분산 구조, 자기지지형 돔 설계 등을 제안했습니다.
비록 그의 아이디어가 모두 채택되진 않았지만, 기술과 예술의 중간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접근은 당대 건축가들에게 큰 자극이 되었습니다.
비트루비우스 인간과 건축의 비례
우리가 잘 아는 ‘비트루비우스 인간’(팔을 벌리고 원과 사각형에 들어간 남성 그림)은 단순한 드로잉이 아닙니다.
이것은 인간의 비례가 건축 구조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음을 시각화한 것이죠.
- 팔을 벌린 인간의 비율은 이상적인 신전 설계 비율과 맞닿아 있습니다.
- 고대 로마 건축가 비트루비우스의 “건축은 인체의 비례처럼 조화로워야 한다”는 원리를 시각화함
- 사람의 몸이 곧 건축의 기준이라는 철학을 담고 있음
이 철학은 현대에도 적용됩니다.
예: ‘르 코르뷔지에’는 **모듈러(Modulor)**라는 인간 중심 설계를 만들 때 이 개념을 차용했습니다.
정리 – 건축가로서의 다빈치, 지금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유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단순히 건물을 짓는 건축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공간, 사람, 자연, 구조를 하나로 묶는 ‘생각하는 공간 설계자’였습니다.
그가 남긴 것들은 지금 우리에게 이렇게 질문합니다:
- “당신이 사는 공간은 기능적인가요?”
- “자연과 사람 사이의 균형을 고려하셨나요?”
- “도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해야 할까요?”
이러한 철학은 오늘날 우리가 도시를 설계하고, 집을 짓고, 공간을 만들 때에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마무리 – 천재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축의 본질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예술가인 동시에 기술자, 철학자, 건축가였습니다.
그가 그려낸 수많은 설계도와 이상적인 도시는, 단지 ‘이론’에 그치지 않고 실제 도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으로 작용합니다.
건축은 결국, 삶의 형식입니다.
다빈치처럼, 우리가 공간을 통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그 자체가 위대한 건축의 시작입니다.